[취향을 SHARE하는 곳 '살롱' #4] RESPACE

크리에이티브한 문화 기획자 집단, ‘RESPACE’

INSIGHT DESCRIPTION

문화와 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RESPACE(리스페이스) 구성원들은,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우리의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으로 신선한 문화 콘텐츠를 기획한다.

‘RESPACE’ 멤버들의 사무실 겸 바로 운영되는 ‘볼워크비어’는 연희동 당구장 간판이 보이는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멤버들을 뜻하는 볼(ball)에 작업실로 이용되는 공간이라는 뜻의 워크(work), 웬만해서는 취향이 통일되는 일 없는 개성 강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인 비어(beer)를 합친 말이다.

RESPACE 멤버들은 이곳에서 기업의 의뢰와는 별개로 자신들의 기획력과 취향을 마음껏 담을 수 있는 독특한 이벤트와 살롱을 틈틈이 진행하니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자. 근무일을 주 4일로 조정하고 매주 일본 여행을 갈 만큼 일본 문화 마니아인 기획자 원우주, 패션을 좋아해 개인 브랜드를 창업하고 회사에서도 브랜드 업무를 볼 때가 많은 공간 디자이너 이용대, 오직 피자를 먹으러 이태원 투어를 돌 만큼 피자를 사랑하는 마케터 권우영, 일기조차 그래픽으로 그리는 천생 그래픽 디자이너 용은별, 그리고 이들 중에서도 가장 폭넓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을 도맡은 대표 여동인.

좋아하는 것도 취향도 다른,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개성 있는 이들이 ‘RESPACE’라는 그룹에서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을 만들기까지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봤다.

/ INTERVIEW / RESPACE의 구성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토론하고, 결론에 이르나요?

이용대: DDP에서 열린 디어 마켓 부스의 공간 디자인을 연출한 게 기억나요. 공간 디자인부터 스토어를 운영하는 매니저 역할까지 맡아야 해서 더욱 애착이 간 프로젝트였어요. 최근 들어 한 가장 재미있는 작업물이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까지 기획자인 우주 님이랑 정말 많이 싸워야 했죠.

원우주: 제가 총괄 디자인을 담당했는데 서로들 의견이 맞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저희 멤버들이 그래요. 적당히가 없어요. 다들 능동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걸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스타일인 데다가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쉽게 물러서는 법이 없어요. 대표님이 각자에게 주는 역할과 책임이 커서 그런 면도 있겠죠.

이용대: 치열하게 싸울수록 결과물이 잘 나오는 건 확실해요.

여동인: 결과를 내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험난한 편이에요. 저는 어정쩡하게 절충점을 찾는 것보다 피 터지게 싸우더라도 끝까지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서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는 것보다는 나은 걸 찾기 위해 노력을 하거나 확실히 더 탁월한 의견으로 진행하는 게 결과적으로 더 한 단계 높은 성취를 이뤄내는 걸 봤거든요.

사무실을 오픈형 공간인 볼워크비어로 만든 게 RESPACE 멤버들에게 큰 전환점이 됐을 것 같아요.

여동인: 욕심에서 비롯된 일인데. 저희 사무실도 이전을 해야 했지만 자체적인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문화공간도 가지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였죠. 낮에는 사무실로 쓰고 저녁에는 문화공간 겸 우리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맥주와 연관된 펍을 해보자, 다양한 사람들과 우리가 기획하는 재미있는 아이템을 같이 공유하고 싶었어요.

기획하는 이벤트나 콘텐츠 자체도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아이템이 많아 보여요.

권우영: 디어 마켓이라는 자체 패션 행사가 그랬어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MD를 한자리에서 만나게 한 프로젝트인데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거죠.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프로젝트였고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온전한 자신들만의 아지트가 생겨서 좋은 점은 뭔가요?

원우주: 공간을 준비하면서 처음 해보는 다양한 일을 해봤어요. 저희가 보통 준비하는 기획은 단발적인 행사가 많은데, ‘볼워크비어’는 아무래도 지속성 있는 공간이니까.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도 이 공간 안에 쌓일 테니 여운도 남을 테죠. 또 이곳에서 저희가 좋아하는 작업을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오래 나눌 수 있게 돼서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여태껏 했던 프로젝트 중에서 볼워크비어라는 공간을 오픈하게 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용은별: 내 작업을 이 공간에서 원 없이 할 수 있다는 것. 오픈 파티를 위해 단기간에 포스터 작업을 했는데, 사실 기업의 의뢰로 디자인하는 행사 포스터는 의뢰하는 기업의 성격이 많이 들어가서 제 디자인을 마음껏 펼치지 못해요. 그런데 볼워크비어 공간을 꾸민 포스터는 대표님도 일부러 터치를 안 해서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개성이 강한 멤버가 모여 있는 그룹의 장점이 있다면요.

여동인: 저희는 안 섞일 것 같은 독특한 여러 가지 색이 모인 집단이에요. 그리고 이 색들이 오묘하게 합쳐졌을 때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색, 창작물을 만들어내거든요. 그럴 때 희열을 느끼고 우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느끼죠. 그래서 저희는 애초에 멤버를 뽑을 때도 무언가를 뚜렷하게 좋아하는 마니아거나 지금의 멤버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사람을 뽑아요.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있으면 서로 생각하는 범주도 비슷할 테고, 그러면 결과물도 평범하게 나오겠죠. RESPACE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신선한 기획들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용은별: 제가 이곳에 계속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에요. 다양한 사람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여러 유형의 사람을 겪다 보니까 여러 가지 면에서 영감을 받고, 제 개인적인 업무 능력도 많이 발전하고 있어요.

아무리 취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멤버들이라도 공통적인 기호가 있지 않나요?

이용대: 기본적으로 저희 회사 사람들이 디자인과 패션,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원우주: 맥주도 있어요. 다들 맥주를 마시면 생기는 편안한 무드를 좋아해요.

여동인: RESPACE에는 매달 문화의 날이 있어요. 그때 각자의 기호를 공유해보려는 노력을 하죠. 문화의 날에 한 명이 하고 싶은 일을 발제하고, 그걸 모두가 따르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그런 식으로 저희가 한 팀이구나, 같은 멤버구나 하고 모이는 계기를 만들어요. 전시도 가고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성격 검사도 했어요. 우선 멤버가 발제한 건 무조건 따르는 식이죠.

볼워크비어에서 작은 살롱 형태의 이벤트를 오픈했더군요.

원우주: 최근에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원 테이블 데이’가 있어요. 체어가 전부 바퀴가 달려 있어 움직이기 좋은데 주로 1인용 테이블이라 그걸 쭉 붙여서 최후의 만찬처럼 하나의 테이블로 만들었죠.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끼리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하게 내버려뒀어요. 명함 박스에 아이스 브레이킹을 할 수 있는 대화 주제를 담기도 하고. 처음에는 어색해하지만 맥주를 한두 잔 마시면서 분위기도 편안해지고, 나중에는 운영진이 특별히 뭘 하지 않더라도 처음 본 사람들끼리 자리를 바꾸면서 이야기도 하고. 생각 이상으로 성공적으로 끝났죠. 그것 외에도 공간에 작품을 공유해주는 아티스트에게는 맥주를 마음껏 마시게 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 공간에서 재미있는 행사와 이벤트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관련기사원문더보기: https://blog.naver.com/ilivingsense/223721638344

Date

2026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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